이분이 환경영화제 참석차 내한하셨단다. 프리미어에서 기사를 읽었다. 아는 사람에게는 유명한 이름이겠지만 대다수의 사람에게는 듣보잡일수도 있는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라는 분이다.
헬레나님은 92년에 오래된 미래라는 책을 쓰신 분이다. 이 책의 내용은 인도 북부에 위치한 라다크라는 마을이 근대화의 물결을 타고 공동체가 붕괴되면서 가치관의 변화가 일어나는 과정에 대한 기록이다. 마치 우리의 시골 마을처럼 인심 좋고 공동체 구성원이 서로 서로 아끼고 알고 지내던 한 마을이 산업화, 물신숭배 앞에서 어떻게 무너지는가를 학자적인 관심으로 관찰한 기록이다. 읽다 보면 근대화와 산업화앞에 붕괴된 우리의 공동체 문화가 오버랩되기도 해서 꽤나 흥미로웠던 기억이 남아있다.
나라 안팎의 상황도 그렇고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요즘 소통,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이것 저것 생각해 보게 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여기는 전 세계에서도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정보와 의견이 넘쳐나는 펄펄 끓는 용광로와도 같다. 자고나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되어 있는 뉴스를 볼 수 있고 IMF 이후 진행된 세계화의 여파로 이제 글로벌 기업은 물론 먹고 입고 사용하는 모든 것들이 세계 각국에서 수입이 되고 있는 것이다. 에너지야 진작부터 외국에 의존하고 있지만 식량 자급률 마저도 갈수록 외국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 정보화와 세계화라는 두가지 측면만 놓고 보면 단기간에 가장 빠르게 성장한 나라가 아닐까 싶다. 전세계 IT 제품의 테스트 베드가 되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간의 소통은 갈수록 어려워 지는 거 같다. 내 목소리를 듣는다고 해도 나와 소통하는 것이 아니다. 내 글이나 의견을 접하는 사람들도 내가 무슨 뜻으로 이런 글이나 의견을 내는지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듯 하다. 사람들의 관심은 그보다 자기 자신에게로 향하고.. 그 관심 조차도 절집에서 참선하는 수도승이 아닌 대부분의 사람들은 빠른 차, 넓은 집, 더 많은 수입과 멋진 여자(혹은 남자)등의 물질적 풍요로 집중되고있는 것이 현실인 거 같다.
오래된 미래..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의 책을 다시 한번 읽어봐야 겠다. 물론 지금은 92년이 아니고 이미 여기까지 와버린 것을 어떻게 돌릴 수 있다는 생각도 없다. 나는 학자도 운동가도 아니고 그냥 생활인일 뿐이니까.. 하지만 나부터 변화하지 않으면 환경은, 지구는 변하지 않는다는 생각도 든다. 소통하지 못해서 인간은 외로운 것이다.
가장 근본적인 소통의 전제 조건은 같은 환경에서 여유를 가지고 남의 것을 탐하지 않아도 되는 공동체가 되는 것이 아닐까?? 오래된 미래를 읽으면서 내가 배운 것은 그런 것이었던거 같다. 요즘 우리는 남의 것을 탐하고 부러워하며 스스로를 몰아세우고 늘 남과 나를 비교해야 하는 정보를 제공하는 그런 시대에 살고 있다. 과연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시대인가. 우리는 풍요로워지는 동시에 점점 더 불행해 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수많은 관계를 가지고 있어도 늘 외롭다는 기분이 드는 현대인의 우울은 여기에서 기인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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